목차
0. 들어가기 전에
게임 기획자의 면접 유형은 대표적으로 직무 역량과 인성 면접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신입 기획자 지망생들이 취업 정보를 학원이나 헤딩하며 얻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글로 정리하게 되었다.
면접은 서류를 통과했을 때, 지원자가 해당 팀에 과연 어울리는 사람인지 실제로 대화하면서 맞춰보는 절차다.
단순히 나를 드러낸다 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대화가 끊기지 않고 서로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는지가 중요하다.
이 글은 필자가 지원자 입장, 면접관 입장, 과외하는 입장 등 다각도로 면접이라는 절차를 접하며 느낀 점을 정리한 것이다.
(언제나 인맥이나 도움 없이 독학으로 돌파해나가다보니 막막함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작성한 것이고, 주관적인 견해로 이루어져 있으니 참고만 하자.)
면접관도 사람이고, 사람 스타일도 천차만별이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정말 기초적으로 갖추면 좋을 만한 것들 위주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신입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은 보통 이런 상황이다.
- 키워야 하니 성장가능성을 본다.
- 이미 세팅된 팀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 우리 게임에 대해 잘 알거나, 만들려는 게임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을 원한다.
1. 자기 소개
신입에게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경력자는 자기 분야와 경력을 대략 읊으면 되는데...
지망생은 그런 것이 없으니 보통 자기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멋진 멘트를 준비하시는 경우를 많이 봤다.
개인적으로는 호불호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민망해서) 그래도 개성있게 준비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어르신들 중에서는 그런 모습을 패기있다고 생각하며 귀엽게 봐 주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떨리거나 민망해서 '외운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상호 민망한 상황이 될 수 있으므로, 성향에 맞지 않다면 담백한 소개를 준비하자.
그래도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은 있다고 생각해서 정리해두었다.
"저는 누구고, 뭘 하는 사람이고, 어떤 이유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골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항목 | 예시 |
1. 인사 및 이름 소개 | 첫 인상을 좌지우지하는 첫 마디 (최대한 힘차게!) |
2. 지원하는 분야에 대한 언급 | 내가 지원한 곳에 대한 확인 |
3. 기획분야를 택한 이유 | 기획자의 길을 걷기로 한 간략한 이유 |
4. 회사 / 팀을 선택한 이유 | 회사와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표출 + 직무에 대한 이해도 (해당 게임을 해 봤다면 여기서 성과 등 어필) |
5. 맺음인사 | 위 내용을 마무리짓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장치 |
※ 아래는 몇 가지 예시인데, 이보다 더 잘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다.
게임플레이 경험이 있는 프로젝트에 지원한 경우
"안녕하십니까, 레벨디자인 파트에 지원하게 된 OOO입니다. (인사/이름 소개, 지원분야)
저는 어릴 적부터 귀사의 OOO게임을 즐겨 오던 고랭크 유저입니다. (프로젝트 관심도 / 달성도 어필)
특히 던전과 레이드 공략에 관심이 많아 분석글을 다수 쓰기도 했는데요. (경험/역량 강조)
해가 지나면서 실제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레벨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기획분야 강조)
OOO 프로젝트에 지원한 이유는 제가 제일 잘 아는 게임이기도 하고, 플레이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레이드와 던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회사/팀을 선택한 이유)
잘 부탁드립니다." (맺음인사)
신작/모르는 게임의 프로젝트에 지원한 경우
"안녕하십니까, 레벨디자인 파트에 지원하게 된 OOO입니다.
저는 OOO장르에 굉장히 조예가 깊은 유저였습니다.
주로 하는 게임은 OOO나 OOO였고, (유사 장르 타겟으로 하기, 해 본 유사 게임 언급)
특히 던전과 레이드 공략에 관심이 많아 분석글을 다수 쓰기도 했는데요.
해가 지나면서 실제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레벨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OOO 프로젝트에 지원한 이유는 제가 제일 잘 아는 분야이기도 하고, 플레이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레이드와 던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회사/팀을 선택한 이유)
잘 부탁드립니다."
2. 역량 질문
(1) 포트폴리오
경력이 없기 때문에 역량은 보통 역기획서나 창작 포트폴리오 내용을 기반으로 한 질문을 하게 된다.
포트폴리오를 읽고 들어오는 팀도 있고, 그 자리에서 기획 리뷰처럼 발표해보라는 팀도 있다.
필자도 신입 때 15분간 자료 발표를 하고 질의를 받는 형태로 2차 임원면접을 본 적이 있었다.
※ 본인의 포트폴리오 문서 내용을 다 꿰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복기하면서 왜 이렇게 썼는지, 그 시점에 보이는 한계점이나 대안 등을 미리 파악하고 가는 것이 좋다.
주요 질문들:
- 왜 이렇게 기획했는지 (의도를 설명할 수 있는지 파악)
- 포트폴리오 내용의 헛점 확인, 기획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압박성, 순발력이나 고집 여부 확인)
(2) 원론적인 정의
원론적인 질문은 기획에 대한 개념이 얼마나 자리잡혔는지 보는 질문으로, 질문자는 편하지만 답변자가 매우 머리를 쥐어싸매게 되는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진짜 화가 나는 질문들...) 정답은 없지만, 주제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주로 재치력이나 멘탈 압박용으로 사용되며 주니어 경력자에게도 종종 묻게 된다.
원론적인 질문에 빠르게 잘 대답하려면 평소에 스스로 정의내릴 수 있을 만큼 생각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 '기획을 딱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뭘까요?' 라는 질문을 들은 적이 있다.
※ 게임업계에서 아직까지도 제일 유명한 책인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을 추천한다.
예시 질문들:
- 게임 기획의 정의
- 게임 기획의 요소
- 게임의 과금에 대한 생각
- 기획자가 갖춰야 할 덕목
- 재미란 무엇인지
- 게임에서 흥미를 느끼는 요소
- 기억에 남는 기획 (각 분야와 관련된 기획이 좋은 게임을 물어봄)
(3) 순발력 질문
2번까지는 머릿속에 이미 있던것을 꺼내는 질문이라고 하면, 순발력 질문은 그 자리에서 빠르게 머리를 굴려 답변해야 하는 질문들이다. 2번까지 어째 패스한 사람들도 3번에서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 멘탈이 바스라지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무너지면 이후 면접태도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평정심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면접관도 사람인지라, 그 시점의 관심사에 대한 것이 나오기 마련이다. 추려보면 이렇다.
- 최근에 이슈되는 게임의 장단점 - 최대한 최근 게임 많이 접해보기
- 면접관 본인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 장르의 문제점 - 해당 장르 게임의 업데이트 내역이나 유저 추이 등을 파악해간다.
- 기획의도 질문
예시 질문들:
- 최근에 본 영화가 있는가? (재미유무와 상관없이) 이제 그 영화를 왜 봐야 하는지 설득해봐라.
- 최근에 나온 게임을 해 봤는지, 거기서 느낀 점 (분야와 관련있는)
- 플레이 해 봤던 게임에서 아쉬웠던 부분과, 다시 기획한다면 어떻게?
- 특정 게임 콘텐츠에 대한 기획 의도 질문
- 어떤 업데이트로 인해 유저가 이탈하는 케이스를 어떻게 방지하면 좋을지
- 특정 게임에 추가할만한 콘텐츠 등
(4) 그 외 준비해야 할 정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사이트들을 둘러보며 순위를 보고 어떤 장르가 흥하는지 확인해보자.
게임메카 PC 게임 순위 차트
https://www.gamemeca.com/ranking.php
게임메카, 대한민국 1등 인터넷 게임신문
게임메카는 온라인게임 뉴스, 인기게임 순위, 신작과 업데이트 정보, 게임 공략, 모바일게임 순위, 웹게임 순위를 제공합니다.
www.gamemeca.com
게임트릭스 -
게임트릭스 -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서비스!
CPU : 1. Intel(R) Core(TM) i5-6600 CPU 20.31%
www.gametrics.com
모바일인덱스 - 모바일 게임 순위 차트
https://www.mobileindex.com/mi-chart/realtime-rank
MI GAME CHART > 실시간 순위 확인하기
모바일 게임 맞춤형 마케팅 전략 확인하기
game.mobileindex.com
전문용어는 미리 익숙해지면 좋다.
게임용어는 대부분 알 테지만, 지표 관련 용어는 생소할 것이다.
면접관들은 이미 익히 쓰고 있는 용어이고, 모르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잘 정리된 링크로 대신한다.
https://brunch.co.kr/@woozooin/146
마케터라면 꼭 알아야 하는 게임사업 / 개발 용어
모바일 게임 사업, 서비스 그래고 개발 용어 정리 | 모바일 게임 마케팅을 하다 보면 사업, 개발, 서비스 관련 다양한 유관부서의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게된다. 특히나 개발 관련 미팅 시
brunch.co.kr
3. 개인적인 질문
면접자에 대해 인간적으로 알고싶은 질문들이다. 주로 해당 팀 분위기와 결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용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사는 사람인지 물어보는 질문들로, 그간 공격적인 질문들을 받았다면 약간 쉬어가는 느낌으로 진행된다.
(간혹 여기서 날카롭게 공격하는 질문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1) 취미나 특기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지만, 여가 시간에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잔다거나... 하는 일은 피하자.
서브컬쳐계의 게임을 개발하는 팀은 애니메이션/만화책/웹툰/웹소설이 언급될 경우 작품 취향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특히 만화나 소설 IP를 이용하는 프로젝트인 경우 꼭 한 번 보고 가면 대화할거리가 많아져서 좋다.
(2) 게임 경험
게임을 얼마나 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용도로, 플랫폼(PC, 콘솔, 모바일)에 대한 이해와 경험 등을 묻는다.
인생게임을 묻는 경우도 있다. 해당 프로젝트와 얼마나 유사한 게임을 좋아하는지, 이해도는 얼마나 되는지 묻기 위한 것이다.
게임을 얼마나 깊게, 혹은 얼마나 다양하게 하는지 물어본다.
라이브서비스하는 팀인 경우 자사게임을 해봤냐고 꼭 묻는다. 기간, 달성도, 과금이력 등을 묻는다. (랭커인 경우 꼭 어필)
※ 너무 하드코어 게이머면 살짝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 유저의 입장에 매몰되어 있으면 실무할 때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혹 취업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클레임 걸러 온 사람도 더러 있는 모양이다. 보통 서류에서 걸러지지만) 이럴 때는 그 경험이 '게임 제작'에 흥미를 갖는 방향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썰을 풀어주면 좋다. |
(3) 인생 경험
자아성찰을 해 두면 좋은 항목이다.
주로 인생관을 물어보거나, 역경을 어떻게 딛고 일어났는지, 꾸준히 해 본 것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사람마다 경험은 다르지만, 그간 별 탈 없이 산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질문이 될 수 있다.
본인의 인생을 미리 되짚어보길 권한다.
- 인생관
- 평소 사고방식
- 본인의 장단점
- 살면서 힘들었던 일 설명과 어떻게 극복했는지
- 조별과제나 팀으로 일할 때 어려웠던 점과 어떻게 극복했는지
- 불화가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
- 본인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 상급자가 말도 안되는 의견을 추진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4) 지원동기 / 기타
짚어보다가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나 지원자의 의지를 보는 질문들이다.
어디서 어떻게 기획 공부를 했는지, 얼마나 절실한지 등을 묻는다.
필자가 싫어하는 질문도 있다. (저희가 왜 지원자님을 뽑아야 하는지 어필해보시겠어요 같은... 어쩌라고)
※ 요즘 게임업계에는 학원과 과외가 만연하다. 지망생들이 헤딩하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사실 매우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면접관 중에는 여전히 학원 출신에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필자의 신입 면접 때, 같이 면접보던 사람이 어디 출신 선생님...을 언급했다가 그 선생님을 아는 면접관에게 비웃음을 산 것을 보고, 학원이나 과외를 해서 공부를 에둘러 포장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다녔다' 보다는 '어떤 공부를 어떻게 했다' 라고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실 면접관들도 지원자들이 학원 다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떻게 공부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학원 다녔다는 사실을 애써 숨길 필요는 없다.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되, 내가 독자적으로 더 노력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원을 싫어하는 이유는 천편일률적인 학원 스타일의 포트폴리오 형식 때문이다. 수십명의 지원자들이 비슷한 문서를 보내니, 내용이 좋더라도 개성이 없고 다 비슷비슷해보인다고 착각하기 쉽다.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도 꼭 독자적인 스타일을 갖추도록 노력하자. |
- 전공이 이쪽 분야가 아닌데 왜 기획자를 지망하는지?
- 전공에서 기획에 응용할만한 부분이 있었는지
- 기획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지?
- 게임에 대한 열정
- 입사 후 어떤 것을 하고싶은지?
4. 태도
면접은 말하자면 소개팅같은 것이다. 대화가 끊기지 않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많은 소재거리를 머릿속에 집어넣고 가거나, 대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도록 빌미를 제공하는 것과 비슷하다.
'주거니 받거니'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
말이 없는 분들:
질문에 대한 답변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흥미로울만한 부연 설명을 덧붙이자.
혹은 그렇게 답변을 한 의도도 같이 이야기 해 주면 좋다.
말이 많은 분들:
말이 많아서 대화가 끊기지 않을 것 같지만, 본인만 말을 많이 하고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대화의 맥락에서 벗어나버릴 때도 있고,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발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상대의 반응이나 표정을 살피면서 적절히 끊는 스킬이 필요하다.
간혹 어떤 면접관들은 당신을 극한으로 내모는 압박 면접을 보거나, 도발하려고 할 것이다.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는 용도이니 자존감이 낮아지지 말자.
인신공격을 하는 면접관을 만났다가 떨어졌을 때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그 사람과 일할 뻔 한거니까...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에는 경력 면접에 대한 유형 분석을 써 볼까 싶다.
기획 관련 문의는 아래 메일 주소로.
포트폴리오 첨삭 과외도 진행합니다.
Catsy (project.catsy@gmail.com)